지난 6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 꾸따해변의 하프웨이 포인트에서 *2023 PADROL Longboard Classic이 열렸습니다. 올해 1월 필리핀에서 열렸던 La Union International Pro에 이어, 2023 패드롤 롱보드 클래식에서도 많은 한국 선수가 참가하여 한국 서핑의 저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여자 경기에서는 한국의 김숙이 선수가 쿼터파이널에, 남자 경기에서는 김동균 선수가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023 Padrol Longboard Class : 월드 롱보드 투어(WLT)의 아시아 지역 대표를 결정하는 마지막 대회로, 랭킹 1위의 남녀는 2023년 하반기 전 세계 4개의 지역에서 펼쳐지는 2023 월드서프리그(WSL) 롱보드 투어 참가 자격을 얻게 됩니다. 2023년의 롱보드 챔피언이 결정되는 롱보드 투어는 말리부에서 최종경기를 펼치며 마무리됩니다.

세계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세계적 수준의 롱보드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기량을 십분 발휘하여 관계자들에게 코리아를 각성시키고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에 한국 서퍼로서 감격과 감동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한국 서퍼들의 멋진 활약을 위해 대중들의 관심과 응원을 요청하는 마음으로 이번 경기에 참가했던 선수 중 김지나, 김숙이, 김동균, 박수진 네 선수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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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지나, 김숙이, 김동균, 박수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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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경기를 뛴 선수에게 존경과 격려를 표하고 있는 김숙이 선수. 사진) 본인제공 


2023 패드롤 롱보드 클래식에 참가하게 된 계기

-지나  지난 1월 필리핀에서 열린 WSL QS에서 좋은 라이딩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워 재도전하게 되었어요. 

-숙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발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았고, 세계적인 선수들도 눈앞에서 보고 싶었으며, 언제 이런 대회 한번 나가보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균 원래 WSL QS에 참여할 의사는 없었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나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조금 더 연습하고 출전하려 했거든요. 하지만 시합하는 그 자리에 제가 없다면 그 또한 많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 기대하며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수진  WSL 롱보드 대회에 참여하여 제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2020년 처음으로 WSL 누사 롱보드 오픈에 참여하면서 계속 세계대회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이후 코로나가 시작되어 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다시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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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김지나 선수가 집중하여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 본인제공



2023 패드롤 롱보드 클래식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요?

-지나  나 자신을 믿고 계속 도전하라는 의미로 남았습니다. Keep surfing!
-숙이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전히 그들과의 경쟁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같지만 뒤집을 수 없는 판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 뒤집는 날이 오늘이 아니고 내가 아닐지라도 분명 뒤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동균  사실 미국이나 호주로 전지훈련을 다녀와서 세계라는 큰 벽이 정말 높다는 것을 알았기에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오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1라운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그리고 3라운드까지 진출하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해볼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했습니다.

-수진  서핑 인생 첫 히트 위너로 WSL 인터뷰를 한 잊지 못할 대회가 되었습니다. 히트 1위를 해야만 하게 되는 인터뷰를 제가 했다니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영어로 인터뷰하면서 제가 제대로 질문을 이해하고 답한 건지,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사실 잘 기억나지 않아요. 한국말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시 보기 하면 혼자 이불킥 할 거 같아서 아직도 못 보고 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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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집중하며 행텐 기술을 선보이는 김동균 선수 @sunsetdonald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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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이 선수의 우아한 행텐 기술. 사진) 본인제공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
-지나  기술에 집착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 기간 중 ISA 국제심판 자격증을 따게 되면서 대회에서 높은 점수의 라이딩은 어떤 건지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숙이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며 체력과 기술의 차이와 파도를 해석하는 차이가 확연하게 보였습니다. 클래스의 다름 앞에서 좌절한 것보다 앞으로 나의 성장이 궁금해졌어요. ‘할수있다’, ’해보고 싶다’라는 베짱이 더 두둑해졌습니다. 어떤 목표나 방향성 없이 잠시 정체기였던 지금 시점에서 아주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동균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경험이나 실력으로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운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수진  모든 대회는 실패가 아닌 경험이자 성장이라는 것.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저 자신을 응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라이딩은 기술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얼마나 더 이해하고 느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때에 따라 라이딩이 달라지는 선수들을 보며 감탄하고 환호하며 아직도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1월에 열렸던 필리핀 La Union 대회에서 쿼터 파이널까지 올라갔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에서 받았던 점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 다시 한번 더 쿼터파이널까지 진출하고 싶었습니다. 쿼터파이널 진출은 못 했지만 5점을 받아 조금 더 나은 라이딩을 했기에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대회를 통해 제 실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서핑해야 할지 배울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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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여지없이 깔끔한 박수진 선수의 행파이브 기술 @sunsetdonaldduck 

앞으로의 계획
-지나  제주로 이주하여 작업실을 만들려 해요. 레진아트로 파도를 표현하는 작가를 본업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아티스트로서의 제모습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숙이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서핑에 대한 많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언가를 위해서’라기 보단 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나의 서핑을 더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동균 지금보다도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 나아가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발리 일정을 마치고 태국으로 가서 16~18일 Khaolak surf festival, 23~25일 Phuket surf contest에 참여 예정입니다. 한국에 서핑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수진  해외 대회든 한국 대회는 모든 대회를 기회가 된다면 모두 참여하려고 합니다. 6월 말에 태국 푸켓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여 하려고 해요. 그리고 7월에 있을 와하니 대회도 참여하고요. 모든 대회가 저를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에 최대한 참여해서 많이 배우고 즐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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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무리하고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복귀하는 김동균 선수 @sunsetdonaldduck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점점 세계의 벽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대중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지나  세계에서도 아시아, 한국의 서퍼들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열심히 잘 오고 있구나’싶은 마음도 들고, 다음 세대를 위해 앞으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걸 위해서는 정말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진정성 있는 멋진 서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숙이  가끔 서핑하다 보면 외국인이 코리안이냐고 물으며 ‘굿서퍼’라는 칭찬을 들을 때가 있는데 괜히 뿌듯해져요. 많은 한국사람이 바다에서 두각을 보이는 날이 오기를 바래요. 조금 느려도 괜찮으니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동균  미국, 호주, 일본뿐만아니라 한국 서핑씬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됩니다.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서핑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알릴 수 있도록 좋은 성과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 뿐만아니라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많은 한국 서퍼들에게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의 도전들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수진  파도 빈민국인 한국에서 이만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특유의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에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의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선수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많은 분이 있기에 이만큼 할 수 있었습니다. 롱보드는 아직 올림픽 종목도, 아시안게임 종목도 아니지만 월드 비치 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계속해서 대중에게 주목받을 거라 생각해요. 필리핀에서 서핑 선수들을 지원해 주는 만큼 숏보드, 롱보드 모두 한국에서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키우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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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태국에서 열리는 Khaolak surf festival, Phuket surf contest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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